[코리아 베스트 원]생태보전 환경용지 대폭 확대

새만금개발 구상안 어떤 내용인가, 농업용지 줄이고 비농업용지 늘려

새만금사업 구상도. | 전라북도

환경단체에서 생태적으로 세계적인 보존 가치를 지닌 개펄을 죽이고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아온 새만금 사업이 ‘동북아 경제 중심지’라는 새 옷으로 갈아 입었다. 정부는 지난 10월 21일 국무회의를 열어 새만금을 ‘동북아의 두바이’로 건설한다는 ‘새만금 내부 토지 개발 기본구상 변경안’을 확정했다.

변경안의 핵심은 농업용지를 기존 구상보다 3분의 1로 줄이는 대신 산업·관광·신재생에너지 등 비농업 용지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우선 농업용지 비율이 기존의 72%(2만250ha)에서 30%(8570ha)로 대폭 축소됐다. 반면 경제자유구역, 외국인 직접투자, 관광, 에너지, 환경 등 비농업용지 비율은 24.5%에서 39.2%(1만1100ha)로 늘어났다. 특히 생태계 보전과 수질 확보를 위해 인공습지, 저류지 등 환경용지 비중이 10.6%에서 21.0%(5950ha)로 늘었다.

사업비 18조9000억 원 투입 예상
1단계 개발 시한인 2020년까지 수요가 분명하지 않은 나머지 27%는 유보용지로 남겨두고, 추후 수요가 발생할 때까지는 농지로 활용한다. 유보용지에 대해서는 산업용지 4%, 관광·레저용지 5%, 국제 업무용지 2%, 과학 연구용지 8%, 신재생에너지 4%, 배후도시용지 4% 등으로 잠재적 토지 용도를 명시했다. 참여정부가 순차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던 동진 만경 수역은 동시 개발을 통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대신 2조5000억 원 규모의 환경 처리 비용을 투입하여 추가적인 수질개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용도가 확정된 토지는 지형 및 주변 지역 여건과 특성을 고려하여 배치한다. 북부지역은 군장산업단지와 연계하여 산업기능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중앙지역은 지형 여건을 고려하여 농업, 에너지, 외국인직접투자, 물류기능이 들어선다. 남부지역은 변산국립공원 등과 연계하여 관광 레저 기능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

변경안에는 정부의 녹색성장 비전을 새만금에서 실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새만금에 전국 최대의 태양광, 풍력, 바이오 작물재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농지 및 유보용지도 자연순환형 유기농업, 지열 및 공단 폐열을 이용한 원예 시설 등으로 활용한다. 배후도시와 농촌마을은 신재생에너지단지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도시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변경안에 따르면, 1단계 기간인 2020년까지는 내부 토지의 65%(1만8410ha)의 용지 조성이 마무리되고 8선석 규모의 항만시설 및 12차선 도로가 만들어진다. 139㎞ 길이의 방수제는 2015년 말까지 완공된다.

개발 구상안이 변경되면서 예상 사업비는 참여정부안(9조5000억 원)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나 18조9000억 원의 비용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는 2020년까지 9조5000억 원, 2단계 사업을 시작하는 2021년 이후에 9조40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새만금 개발을 위해 업무에 따라 소관 부처도 지정했다. 1단계 기간 중 개발하는 토지의 경우, 농업 및 농촌도시는 농식품부, 경제자유구역 및 신재생에너지 연구는 지식경제부, 외국인직접투자는 국토해양부가 담당한다. 유보용지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농식품부가 주관한다. 수질환경 대책과 관련해 새만금 상류유역 대책은 환경부, 새만금 및 해양환경 대책은 각기 농식품부와 국토해양부가 맡기로 했다.

코리아 베스트 원

정부는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12월 28일 새만금특별법 시행에 맞추어 국무총리실에 새만금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부처간 협의 및 새만금위원회 심의를 거쳐 새만금사업세부실행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